현대중공업ㆍ현대자동차 호남사람 없었다면 돌아갔을까

현대중공업ㆍ현대자동차 호남시람 없었다면 돌아갔을까


중화학공업 일군 주역 전라도 시나이들


1960년대 공업화로 들어서며


20ㆍ30대 건설노동자 대거 이주


1970년대는 중화학공업 취직해


시계방향으로 1) 지난 3월 열린 울산호남향우회 정기총회 개회식. 2) 향우회 한마음체육대회 입장식. 3) 향우회 의결기구인 상무위원 회의. 4) 향우회 후원회 초청간담회. 5) 향우회 장학금 수여식. 6) 향우회 2014년 송년회. 울산호남향우회 제공


조용한 어촌이었던 울산(蔚山)은 1960년대 들어 우리나라가 공업화의 길에 들어서면서 급속히 성장한 도시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계획이 실시되면서 울산은 경부측을 중심으로 진행된 공업지대로 탈바꿈된다.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ㆍ공포되면서 공장 건설의 삽질이 본격화된다. 1960년대 중반 이후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울산정유공장 등 중화학공업을 위한 전진기지로 개발된다. 개발은 곧 노동력 수요로 이어졌다. 노동 공급의 중심에는 호남의 젊은 청춘들이 있었다.


농업으로는 생계를 잇기 어려웠던 전라도의 20~30대 젊은 남성들은 건설의 망치소리가 울려퍼지는 울산으로 향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이뤄진 대규모 공장건설을 위해 건설노동자로 울산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던 호남의 젊은이들은 1970년대 들어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 대규모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공장들이 본격 가동되면서 울산으로 대거 이동했다. 이러한 이동은 1980년대까지 이어졌다. 117만8000여 명(2013년 말 기준)인 울산 인구 가운데 약 23만명으로 추산되는 호남향우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제는 울산시민으로서 굳건히 뿌리를 내린 호남향우들의 활동상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중순 울산을 찾았다.


울산은 전체 인구 가운데 토박이가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80%는 외지 출신들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인구 추산이다. 80%의 외지 출신 가운데도 호남 출신이 가장 많다. 다음으로 충청(약 8만 추산)ㆍ광원ㆍ경북ㆍ제주 출신 순으로 울산시민을 구성하고 있다. 호남출신 가운데는 광주ㆍ전남 출신이 3분의 2 정도를, 전북 출신이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향우회측의 추산이다.

향우회측은 현대중공업 전체 종업원 2만5000여 명 가운데 호남 출신을 3500여 명, 3만여 명의 현대자동차에는 1500여 명이 종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 현대자동차에는 당초 호남 출신들이 가장 많았으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완공되면서 호남 출신들이 대거 전주공장으로 이동, 현재는 많이 줄었다.

호남 출신들이 울산으로 대거 이동한 데는 울산지역 대기업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호남 출신들의 역할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 가운데서 작고한 김영주(1920~2010년ㆍ화순 출신ㆍ고 정주영 회장의 여동생 남편) 회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향우들은 전한다. 당시 현대중공업 임원으로 일했던 김 회장은 고향에서 많은 젊은이들을 울산으로 불러들였다. 또 울산에 정착한 호남 출신 근로자들은 고향에 있던 가족ㆍ친척들이나 친구들을 울산으로 이끌었다. 이로 인해 고향의 많은 농업인력이 울산지역 산업근로자로 전환됐다. 울산호남향우회가 지난 1970년 설립, 전국 타지역 향우회 가운데 가장 먼저 조직체를 갖추고 왕성한 활동을 전개했던 것도 이런 결과다.

김영주 회장은 이후 현대중공업 시장ㆍ현대엔진공업 회장ㆍ현대중전기 회장ㆍ한국프랜지공업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호남향우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아, 현재도 울산지역 호남 향우들에게는 아버지 같은 존재로 남아 있다. 특히 김 회장은 울산호남향우회에도 물심양면으로 지원, 울산호남향우회가 울산지역 최대의 향우회로 굳건한 위치를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호남 출신들의 울산으로의 유입은 1970~1980년대에 가장 많았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중화학공업의 성장이 정체상태에 들어가면서 향우들의 울산 유입도 현저히 줄었다. 이는 호남향우들은 50대 이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40대 이하 향우들의 수가 아주 적은 점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 1995년 울산시ㆍ군이 통합돼 전국 7대 특ㆍ광역시 중 가장 넓은 면적(1060.19 ㎢)을 보유하고 있는 울산은 산업단지와 구시가지가 지역적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구시가지인 중구, 중공업과 미포조선이 위치한 동구, 현대자동차가 위치한 북구, 화학단지가 위치한 남구와 울주군 등으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노동 집약적 산업이 위치한 동구와 북구에 호남향우들이 집중돼 있다는 것이 향우회측의 분석이다.

또 울산은 외지 출신들이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다보니 지역적 편견이 별로 없습니다는 것도 특징이다. 향우들에 따르면 이주 초기 호남 출신들에 대한 약간의 편견이 있었을 뿐, 현재는 이같은 현상이 거의 시라져 어디서든 전라도 출신은 전라도 말씨를, 충청 출신은 충청도 말씨를 그대로 시용한다. 먹는 음식도 그대로 유지돼 향우들의 큰 행시때면 광주 양동시장이나 나주 영산포 등지에서 홍어를 택배로 신청하고 있다. 실제로 울산 시가지에는 곳곳에 홍어집이 위치해 있어, 많은 울산 시민들이 즐겨찾는 음식이 됐음을 알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시청을 비롯한 구청 등에는 각 지역 향우회를 담당하는 부서가 별도로 설치돼 외지 출신들에게 울산시민으로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울산시에는 & #39;울산시랑운동본부& #39;라는 조직을 갖추고 각 지역 향우회를 지원하거나 협조를 받고 있다.

울산은 특히 산업구조가 제조업 70%, 서비스업 20%로 구성돼 있어, 대부분의 향우들이 일정 수준의 급여를 받는 직장에 근무하기 때문에 큰 돈을 번 향우는 많지 않지만 생활 수준은 대체로 안정돼 있다고 향우들은 전한다.

호남향우들의 고향 시랑은 여전하다. 향우들은 향우회 모임뿐만 아니라 각자가 참여하는 모임에서 여행을 떠날 때면 전라도를 선택하도록 권유한다고 한다. 특히 전라도 음식이 맛있다는 시실을 아는 타지역 출신들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 또 고향에서 개최된 여수엑스포, 순천정원박람회, F1대회, 담양 대나무박람회 등 각종 측제 때면 버스를 대절, 고향을 찾고 있다.

향우회측은 향우들의 노력에 부응, 고향 자치단체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북도의 경우 담당부서를 지정, 매년 전국 향우들을 초청, 설명회를 갖거나 홍보책자를 수시로 보내주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으나 광주시나 전남도의 경우 이같은 노력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특히 광주시의 관심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철휴(50) 울산호남향우회 시무총장은 "향우들이 고향을 떠난지 수십년이 됐지만 고향시랑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면서 "고향 찾고 싶어하고 고향 발전을 바라는 향우들의 애향심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광주시와 전남도가 향우들을 상대로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 및 홍보활동을 전개해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